휴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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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서 인생을 연 뒤 유치원의 존재도 모르고 세종 아저씨 또한 뉘신지요 상태에서초등학교를 입학했으나 뛰어난 지능(?)으로 1학년에 한글을 깨치고 4학년 2학기에 구구단을 정복했다. 친구들과 유치하게 노는 데 정신이 팔렸던 사춘기와 중학교 생활은 기억에서 지워졌고, 고교 때는 이성, 음주, 끽연, 당구, 정체성 확립, 인생의 의미 etc. 어찌 그리도 할 게 많았을까? 고등학교 2학년 겨울에서야 학창 시절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책이라는 걸 처음 펼쳐봤고, 턱걸이로 대학 가고,  여차저차 해서 입시학원에 발을 들였다. 까탈스러우나 버리기 싫은 성격으로 인해 빈털터리 강사로 전국을 기웃거리기를 20여 년.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환멸을 느껴 지금은 고인(故人)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자주 살아만 있는 사람들이 내 여린 마음을 잔인하게 할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