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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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데코스터의 말처럼, 우리는 유럽에서 영적인 여행을 했는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멀리 유럽으로 이동하여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비록 네 나라 네 도시를 돌아본 것뿐이었으나, 고급의 정신문화를 체험한 것이어서 뿌듯함이 솟아올랐다. 귀국 후 여행의 모든 기억과 느낌들이 서로 어울려 숙성된다면 계량할 수 없는 영적인 부산물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것은 여행의 부가 가치인 셈이다.
여행의 과정은 느끼는 일이며 여행의 마무리는 다양한 느낌을 여러 가지 형태로 승화시키는 일이다. 낯선 언어, 낯선 문화 공간으로 옮겨 다니며 낯섦의 본질을 이해하는 비일상적인 과정이다. 잃어버렸던 나를 문득 새롭게 발견하는 특별한 과정이기도 하다. 평생 여행만 하면서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은 부럽겠지만 날마다 하는 여행이기에, 또한 일반적인 삶의 범주에서 멀리 벗어난 일이기에 여행의 의미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지루함의 연속일 수 있다. 여행의 가치는, 주어진 삶에 충실하면서 시간을 내어 어디론가 떠날 때 빛난다. 그럴 때 여행이 주는 설렘과 호기심의 심장박동수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그러니 여행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를 때 일상의 울타리를 벗어나 일탈을 즐겨야 한다. 여행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여행이 없는 삶은 사막의 바람처럼 건조할 수 있다. -2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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