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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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영봉이 즐비하게 이어지고, 산 아래는 옥구슬처럼 투명한 계곡이 흐르는 슈타이어에 들어서는 슈베르트와 일행의 설렘과 기쁨,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앞으로 펼쳐질 여행의 즐거움에 얼굴은 상기되고, 목소리는 한 옥타브 올라가고, 행동은 커지며, 마음은 들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느끼지 못하며 짐을 풀고 있다. 마음은 피아노의 맑은 선율처럼 두근거리고 현악은 그 기쁨에 부채질한다. 입술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휘파람이 흘러나오고, 짐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손길은 리드미컬하다. 여행지에 도착한 기쁨이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느껴진다.
여행지에는 밤이 내리고 고즈넉하고 맑고 깨끗한 공기가 온몸을 깨끗이 씻어준다. 솔바람을 이불 삼고, 백팩을 베개 삼아 팔베개를 하고, 삼나무 낙엽을 깔고 편안하게 누워서 별빛이 총총히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본다. 향기로운 숲과 땅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며 스르르 잠결에 빠져 환상의 세계로 여행한다. 두고 온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 사랑의 감정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감미로운 멜로디가 여행지에서의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밤을 선사한다. 별빛은 폭포수처럼 쏟아지며 보석처럼 빛나는 환상의 밤이다. -1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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