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몇 겹의 옷을 입고 감히 그들 빈 몸 사이를 걷는다 그들이 한창일 때 그 꽃진 자리에서 태어났으므로 나는 가슴 떨리도록 살아야만 한다 그들은 내 詩이기도 하므로……
2002년 <문학과 세상> 등단 삼척문학상 작가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강원문인협회, 관동문학회, 삼척문인협회, 두타문학회 회원 시집 「엄마」, 「기별」, 「사랑이었으면 더 좋겠네」
시인의 말 1부 벌거벗은 나무의 노래 벌거벗은 나무의 노래 비어 있다는 것은 사랑의 노래 서로를 찾는 아침 음악이여 등등 2부 바람에 떠밀리는 날 사랑하는 소리 여행 세상의 모든 계절 오늘도 나는 오십천으로 간다 이사부 사자바위 등등 3부. 내 詩로 너를 무섬마을, 외나무 다리 이제는 봄인 거야 우리 다시 사는 거 젊었던 날들 책 읽을 동안 등등 4부. 바다, 그대가 내어준 길 그녀는 수행 헌책 속 일기 정답 풍경風磬 등등
벌거벗은 나무의 노래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네
둘의 사랑으로
나는 우연히 태어났고
가끔은
언제까지여야 하나
외롭고 어려운 길
의문 던져보기도 했네
의문의 길도
사는 동안
나이 하나씩 쟁여두는 욕심으로 변하고
그때마다
진짜 나이는 들고
내 몸은
앙상한 겨울에 서 있곤 했네
죽어도 죽지 않은
그냥 죽은 듯이
침착하고 고요하게
그렇게
참으로 위대하듯
그저 살아갈 뿐이라네 -12p
『엄마』와 『기별』, 『사랑이었으면 더 좋겠네』에 이은 서순우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벌거벗은 나무의 노래』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한 줌의 쉼과 잊고 지내는 가족의 소중함을 은유적인 표현으로 나지막이 읊조리는 감성시이자 마음을 담은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