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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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바람이 많이 분다. 길이 비탈지고 돌이 많아 육지처럼 여인네들이 머리에 짐을 이고 다니지 못한다. 그래서 대부분 등에 짐을 진다.
감저(고구마)를 수확하면 헌 구덕에 잔뜩 넣어 지고 집으로 향한다. 촐(억새)을 베고 이동할 때, 바당에 물질하러 갈 때, 고기 팔러 시장에 갈 때, 심지어 애기업고 밭에 갈 때도 그녀들은 구덕에 자신들의 생활을 담는다. 가끔은 촐령 다닐 때도 그녀들의 구덕은 옆구리에 있다. 마치 세련된 핸드백을 어깨에 멘 것처럼.
이 구덕은 대부분 장방형이나 방형 형태로 원재료는 대나무이다. 대나무는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며 제주도 전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구덕을 만들기에 아주 좋은 재료다. -1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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