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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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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의 두얼굴

    • 저자
      경기문화재단, 조윤민
      발행일
      2021-07-23
      ISBN
      979-11-965669-9-9
      정가
      20,000원
    • 출판사
      경기문화재단
      판형
      165*210 mm
      분야
      역사/문화/종교
      페이지
      544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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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센터는 ‘경기그레이트 북스’ #27책으로 발간되었다.
1960년대 후반 이후 경기도에 건설된 주요 신도시의 탄생 과정과 진화 양상을 탐색하고 거기에 담긴 내막과 사연을 살폈다. 정치권력과 개발자본이 결속해 주도한 신도시 건설사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짚어보았다. 신도시가 들어선 그곳에서 오래전부터 살아왔던 주민은 이 느닷없는 개발 바람에 어떻게 대처했으며, 신도시에 살게 된 주민은 어떻게 낯선 이주지를 정착지로 만들어나가고자 했는지를 돌아보았다.
이 책은 경기지역 신도시 건설이 가져온 공과(功過)와 명암(明暗), 희비(喜悲)에서 과(過)와 암(暗), 비(悲)에 좀 더 무게를 두었다. 세상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곡절 깊은 이야기인 비화(祕話)와 함께 다소 슬픈 이야기인 비화(悲話)에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그렇다고 신도시 개발이 이룬 공(功)과 명(明)의 성과를 폄하하려는 건 아니며, 지난 시기의 오판과 실책을 되짚어 더 나은 미래의 도시공간을 창출하는데 필요한 지침 하나라도 찾아보려는데 뜻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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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0년 동안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하다 2013년 『성城과 왕국』을 출간하며 역사 저술 작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배와 저항이라는 인식 틀로 조선 사회를 천착해 『두 얼굴의 조선사』 『모멸의 조선사』 『조선에 반反하다』 『문화유산의 두 얼굴』을 잇따라 펴냈다. 지식과 권력의 관계, 이데올로기와 지배전략, 지배의 양식과 저항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역사 탐구와 저술 작업에 힘쓰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빼앗긴 자, 밀려난 이, 억눌린 사람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고 이들의 숨결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저술에 몰두해 왔으며, 이 책 『도시의 두 얼굴 – 경기도 신도시의 탄생과 성장』 또한 이러한 역사저술 작업의 연장선에서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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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한국 신도시의 한 원형을 찾아서 – 성남지역 신도시의 유산
2장 누가 왜 광주대단지를 조성했나?
3장 광주대단지가 성남으로 간 까닭은?
4장 산과 골에 짓는 도시 - 서울시의 무리한 이주정책
5장 성남시민 1세대, 그들은 광주대단지에서 어떻게 살았나?
6장 부동산투기장이 된 광주대단지
7장 1971년 8월 10일, 그날의 진실은 무엇인가? - ‘8.10 성남 민권운동’의 실상
8장 이주정착지에서 성남시로 - 광주대단지의 향방
9장 누가 왜 수도권 신도시를 조성했나? - 분당 신도시의 탄생
10장 중산층 신도시 만들기
11장 다시 중산층 신도시를 조성하라 - 판교 신도시의 탄생
12장 그들만의 개발이익 - 토건개발족과 개발주의
13장 재산권과 생존권을 보장하라 - 토건개발족과 저항자
14장 떠난 자와 남은 자 - 신도시 원주민 생존기
15장 신도시 이주원주민의 탄생과 진화 - 수도권 신도시에 남겨진 과제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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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광주대단지 또한 계획된 국가행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이는 국가의 일반적인 도시계획 아래 조성되는 보통의 신도시와는 판이했다. 빈민 하층민의 집단거주, 천막과 판잣집 생활, 극심한 가난, 생활기반시설과 도시 인프라 부족, 생산시설과 고용기반 결여 등 대단지와 이곳 주민이 처한 상태는 집단수용소나 다름없었다. 전쟁이나 기아로 인한 난민촌과도 같았으며, 격리된 고립무원 상황은 특정 종교인이나 소수자 집단을 강제로 격리해 살게 하는 게토ghetto를 연상시킨다.

최소한의 의식주 생활은 물론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받았다는 점에서 대단지 만들기는 새 주거지를 조성하고 위성도시를 건설한다는 구실 아래 행해진 국가의 폭력이나 다름없었다. 판잣집 철거와 이주가 기본적으로 공권력 동원에 의한 강제행위였다는 점에서 그것은 하층민을 상대로 한 국가의 억압정책이자 배제의 통치전략이기도 했다. 이 무렵 서울에는 한강과 여의도 개발, 영동 개발 등 신중산층을 위한 도시개조 정책이 그야말로 근대도시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추진되고 있었다. 이와 비교하면 광주대단지는 도시계획법에 따라 충족돼야 할 주거시설과 생활기반시설이 담보되지 않은 임시수용소에 불과했다. 사회적 약자를 누르고 배척하는 국가권력의 속성이 어김없이 드러난 정책 모순의 현장이었다.

이처럼 광주대단지는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도시빈민을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분리하는, 그래서 중심부 사회로부터 배제하는 공간적 장치이자 계급 차별적인 통치의 도구였다. 광주대단지는 산업화로 인해 급증한 인구를 재배치하려는 인구분산 도시라기보다 위험하고 비위생적인 빈민층을 외곽으로 옮겨 집단 수용하는 계층분리 도시로서 더 적절하게 운용되었다-156~1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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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경기도는 신도시 탄생과 그 성장이라는 국가 단위의 도시정책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발전해 왔다. 따라서, 경기도의 도시 성장과 공간 개발에 대한 재조명과 분석은 우리나라 도시정책의 요체와 함께 한국 현대도시사(現代都市史)의 명암을 바라볼 수 있는 핵심적이고 상징적인 인식 틀을 제공한다. 한편으론, 신도시 건설과 확대라는 우리나라 도시정책의 큰 줄기와 그 지향성에 대한 탐구는 경기도의 도시개발정책 근간과 거주공간의 실상을 알려주는 바로미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경기도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꾸준히 탐색해온 경기문화재단에서는 이러한 경기도만의 공간 특성과 특유의 장소성에 착안하고, 최근까지 ‘광주대단지 사건’으로 부른 ‘8.10 성남 민권운동’ 50주년을 맞아 이 책을 기획하고 발간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신도시 개발의 주요 흐름과 그 의미 맥락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그 이면에는 정치권력과 개발자본의 결탁이라는 밀실야합과 부패의 그늘이 자리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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