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
가시고기
남자가 반 지하방에 가시집을 지었다
그가 하늘을 품을 무렵이었다 지천에
쉰 바람이 불었지만
못과 시내는 넘쳐나지 않았다
늦었으므로 길은 멀었다 어두웠다
난간 끝에 서서 아이를 기다렸지만
안개 속의 배는 난할만 거듭하고 있었다
해가 해를 헤아리다 별로 솟았는가 신이
바빌로니아에서 달로 달려 왔는가
아버지, 남자는 오직 그 이름으로
숨을 쉬었다 그림자를 내렸다
처음부터 남자는 부레가 없었으므로
잠을 자지 않았다 몸의
절반은 찌르레기로 울고
절반은 풀무로 피운 저 붉디붉은 꽃잎
바람의 언덕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 나무
아이야 저 투명한 바위에 마지막 잎새를
그리렴, 이름은 아주 희미해도 좋단다 -39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