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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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와 시리얼, 약간의 견과류들, 바나나 하나, 그리고 샐러드를 꺼냈다. 샐러드는 제니퍼가 삶은 계란을 으깨서 잘게 자른 과일과 섞어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제니퍼가 영양의 균형을 맞추어 준비해 놓은, 매일 거의 같은 아침 메뉴였다. -11p
까마귀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르자 수많은 까마귀가 어둠을 뿌리며 하늘을 채웠다. 그 어둠 속에서 안토니의 얼굴이 서서히 드러나며 눈을 치켜뜨고 크라우디를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칼날 같은 그의 눈빛이 그녀의 가슴을 뚫는 순간 온몸이 오싹해지며 경기를
하다 깨어났다. 소름이 온몸에 돋아있었고 으스스한 냉기가 등골을 타고 내렸다. 이른 새벽이라 사방은 고요했고 푸르스름한 여명이 커튼 사이로 들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몸을 부르르 떨다 진저리를 치며 일어났다.
크라우디는 습관처럼 발코니의 커튼을 젖혔다. 발코니 구석에 자그마한 움직임이 보였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새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며 할딱거리고 있었다.
“불쌍한 것, 생명이 다 돼가는 모양이네. 너무 고통스럽지 않아야 할 텐데.”
그녀는 늙어진 자신에게도 곧 닥칠 마지막 순간이라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일었다. 문을 조금 열었다. 서늘한 새벽바람이 신선해서 좋았다. 크라우디는 두어 번 크게 아침 공기를 들이쉬며 저 새를 어찌해야 하나 생각하다 카우치에 앉았다.
뉴스를 잠시 보는 사이 어느새 날은 완전히 밝아있었다. 발코니에서 퍼덕이던 새가 궁금해 다시 내다보았다. 새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 주저앉아있었다. 크라우디는 제니퍼가 올 때까지는 그냥 둘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하며 부엌으로 갔다.
우유와 시리얼, 약간의 견과류들, 바나나 하나, 그리고 샐러드를 꺼냈다. 샐러드는 제니퍼가 삶은 계란을 으깨서 잘게 자른 과일과 섞어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제니퍼가 영양의 균형을 맞추어 준비해 놓은, 매일 거의 같은 아침 메뉴였다.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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