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을 목전에 두었던 어느 날, 나는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7년 만에 다시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냥, 불안했다. 모든 게. ‘서른’이라는 나이를 너무도 두려워하는 나 자신이 참 싫었고, 나이가 들수록 자신감을 잃고 쪼그라드는 모습에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만 커졌다.
덜컥 겁이 났다. 나 이러다가 영원히 이렇게 사는 거 아닐까. 그저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있는 듯 없는 듯 숨죽이고 사는 인생만이 최선이라 여기며, 그렇게 한심하게 살다 어느 날 먼지처럼 훅 사라져버리면 어떡하지.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되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는지도 까맣게 잊은 채 말이야.
그래서 결심했다. 나를 향하던 미소, 눈만 마주쳐도 뭐가 그리 좋은지 배시시 웃어 주던 얼굴들, 더러운 발로 망아지마냥 인도 땅을 뛰어다니면서도, 그저 즐겁고, 당당하고, 행복했던 스물세 살의 나 자신을 다시 만나고 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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