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앤스토리

저자정보

저자정보저자 인터뷰

저자 인터뷰

그 시절 그 노래 28곡에 담긴 잊지 못할 역사적 사건들

2018-11-26

Q. 노래로 읽는 한국 현대사라는 부제가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 같은 콘셉트로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출퇴근길에 노래를 즐겨 듣는데, 어느 날 유튜브에서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듣고는 노래 영상의 댓글들을 보게 됐습니다. 많은 댓글들이 영어로 달려있었지만, 중간중간에 우리말로 된 댓글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름 아닌 ‘지강헌’, ‘유전무죄 무전유죄’ 등을 언급한 댓글이었습니다. “아, 이 노래가 지강헌이 인질극을 벌이면서 들었던 노래지. 그렇다면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노래가 또 뭐가 있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러면서 “노래와 역사가 결부된 책을 한 번 써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무심코 듣고 불렀던 유행가에 이런 다양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자료를 모으고 취합해 한 권의 책으로 내기까지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참고할 만한 자료들이 생각보다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좀 더 많은 노래를 담으려 했지만 자료 부족 등으로 쓰다가 포기한 노래도 많습니다.
최종적으로 대중가요 28곡을 선별했지만, 처음엔 40여곡 정도를 추렸습니다. 이 책에 포함되지 않은 ‘희망가: 군함도 사건’, ‘녹슬은 기찻길: 7․4 남북 공동성명’, ‘아파트: 강남 재개발’, ‘오 필승 코리아: 2002 한일 월드컵’ 등도 처음엔 후보였습니다.
팩트 확인에도 애를 먹었습니다. 예를 들면 ‘동숙의 노래’의 실화 여부, 가수 권혜경의 서울대 음대 졸업 여부 등에 대한 자료가 엇갈려 어떻게 기술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Q. 이 책이 겨냥한 독자층이 있습니까? 그들에게 이 책을 소개해 주십시오.


20~30대 젊은 층에게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 정도를 빼고는 이 책에 실린 대다수 노래들이 생소할 것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이 책을 읽고 선배 세대들의 삶과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노래와 그 시절의 굴곡진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Q. 저자님께서는 ‘유행가는 역사다’ 외에도 여러 저서를 집필하셨습니다. 앞으로 출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시다면?


저는 오랫동안 한국 정당사와 정치 파벌에 천착해서 책을 쓰고 기획기사를 써 온 연구자로서 어쩌면 이번 책은 ‘외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 분야 출간 아이템으로는 ‘남산 부장과 북악 실장: 김재규와 차지철의 암투’, ‘해방공간을 뒤흔든 10대 사건’ 등을 구상하고 있고, 대중문화 분야로는 이번 책을 계기로 ‘이 노래는 왜 금지곡이 되었을까’라는 제목의 ‘금지곡’ 관련 책도 한 번 써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Q. 저자님께도 잊지 못할 유행가가 있습니까?


지난해 상반기에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내 인생이 마치 절망의 터널 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할 때였습니다. 어느 날 퇴근 후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 한 병을 비웠습니다.
심야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를 들었습니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가사가 가슴에 팍 꽂혔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래 뭐 산다는 게 별거 있나, 다 그런 거지’. 이렇게 이 노래를 들으며 그 시간들을 견뎌냈습니다.​